마사지와 섹스의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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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조도의 조명, 아늑한 침대 그리고 벌거벗은 몸. 낯선 이의 부드러운 손길에 내 몸을 맡긴다. 세상에 내 얼굴을, 내 몸을 이토록 소중하게 다룬 사람이 있었던가! 그런데 그렇게 마사지를 받는데 순간 몸이 찌릿찌릿하다. 대체 이 느낌의 정체는 뭘까? 나 변태인가?

✔️ 마사지와 섹스의 공통점

앞서 언급한 대로 오르가슴을 느끼기 위해 마사지를 받는 사람은 없다. 어쩌다 마사지를 받았는데 갑작스럽게, 의외의 포인트에서 성적인 쾌감을 느끼는 행운(?)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 내 주변엔 남이 피부를 만지는 게 싫어 혹은 너무 극진하게 대접해주는 스파 특유의 분위기가 낯설어 마사지가 싫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같은 이유로 나에게 잘 맞은 안마사가 다른 사람에게는 전혀 감흥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니까 내가 좋다고 모두가 좋은 건 아니다. 섹스가 그렇듯 안마사와 나 사이의 ‘합’이라는 게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예측 가능한 변수는 있다. 안마사와 마사지를 받는 사람의 컨디션. 현정 작가는 “같은 사람과 똑같은 방식으로 섹스를 한다고 해서 매번 같은 쾌감을 느끼는 게 아닌 것처럼 아무리 서비스여도 마사지가 불편한 사람도 있어요. 특히 많은 여자가 마사지를 받는 순간조차 경직된 채 긴장을 풀지 못해요. 섹스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도 마사지를 통해 조금씩 몸의 긴장을 푸는 방법을 터득하기도 하니 마사지는 성적 욕구 혹은 성감을 높여주는 데 도움이 되죠.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오르가슴은 누가 해주는 게 아니라 내가 그 느낌을 받아들 일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에요”라고 말한다. 그러니 마사지 효과를 최대한 누리려면 긴장을 풀고 몸 구석구석 닿는 자극에 집중하며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

배정원 박사는 마사지를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성적 욕망이 클 확률이 높다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흔히 남편과 스킨십을 많이 하지 않는 중년 여성이 마사지로 성적 욕구를 해소하고 친밀감의 결핍을 해결한다고 해요. 성욕은 있는데 그 대상이 없는 사람도 마사지로 죄책감 없이 욕구를 해소하죠.” 실제로 섹스하기 전에 커플들에게 마사지를 권장하기도 한다. 일종의 전희처럼 말이다. 배정원 박사는 “근육 이완에 도움이 되고, 혈액순환에도 좋지만 무엇보다 파트너가 몸 곳곳을 만져주기 때문에 성적인 자극을 더 많이 받게 돼요. 서로의 성감대도 찾고, 섹스하기 전에 애무 효과도 있어 일석삼조죠”라고 말한다.

나는 요즘에도 종종 마사지를 받는다. 하지만 그때와 비슷한 기분을 느낀 적이 없다. 언젠가 ‘발 오르가슴’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저 특별한 부위에 페티시가 있는 사람에게 해당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오르가슴은 성관계를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 생각은 틀리고, 오르가슴의 가능성은 언제 어디에서나 열려 있다는 사실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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