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할 때나 신혼 초에는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한다고 해서 갈등이 생기지 않는다. 손만 잡아도, 키스만 해도 짜릿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부생활이 오래되다 보면 성적인 불만이 쌓이게 마련이다. 가장 큰 원인은 부부가 동시에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 아예 오르가슴을 모르고 사는 여성이 반에 이른다고 한다. 오르가슴이 어떤 것인지, 어떻게 해야 느낄 수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한번만 오르가슴에 이르게 되면 다음부터는 보다 쉽게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다.
아직까지 한번도 오르가슴을 체험하지 못했거나 제대로 느껴보지 못한 여성들을 위해 성치료전문가이자 성상담가로 세계적으로 귄위를 인정받고 있는 홍성묵 교수가 상세한 단계별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제대로 연습하면 성치료 전문가의 도움 없이도 90% 이상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은 크게 4단계로 나눠 자신의 성감대 찾기와 개발하기, 여성의 성감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남성의 조루치료에도 효과적인 케겔운동, 부부의 성적 즐거움을 위한 속궁합 진단과 테크닉 순으로 구성돼 있다. 끝으로 ‘오르가슴에 쉽게 오르는 체위’를 통해 부부에게 맞는 체위를 찾아보면 섹스 레슨 과정을 마치게 된다.
👉 자신의 성기 사랑하기 & 성감대 찾기
대부분의 사람들이 삽입섹스만을 섹스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서로 손만 잡고 자도 행복하다면 그것도 굿 섹스고, 우리가 변태라고 하는 모든 성행위도 부부 모두 만족한다면 역시 굿 섹스다. 굿 섹스는 서로의 교감이 얼마나 잘 이뤄지느냐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굿 섹스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서로 마음을 열어야 한다. 회사와 집안일, 아이 문제 등 방해가 되는 생각들을 다 잊어버리고 수치심과 부끄러움도 벗어던져야 한다.
또한 자신의 성기를 사랑해야 한다. 특히 여성들은 냉대하, 생리, 방광염 등으로 인해 자신의 성기가 더럽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강하다. 우선 명칭부터 음부(은밀한 부위), 치부(수치스러운 부위) 등 부정적이다. 서양에서도 섹스 워크숍에 처음 참가하는 여성들 중 자신의 성기가 자랑스럽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5%도 안됐다.
그런 부정적인 생각을 떨치기 위해 자신의 성기를 자세히 관찰하고, 이를 통해 성기가 자신의 몸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위라는 걸 느껴야 한다. 그런 생각만 가져도 성문제는 50% 이상 해결된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성기에 애정이 있으면 성에 대한 태도나 가치관이 긍정적이 되기 때문이다.
👉 자신의 성기를 자세히 관찰하며 아름다움 느껴야
나는 성교육이나 워크숍을 할 때 제일 먼저 거울로 자기 성기를 자세히 관찰한 후 그림을 그려오는 과제를 낸다. 그 결과 많은 학생들이 “이렇게 아름다운 부위를 그동안 홀대하고 미워했던 것에 대해 반성을 하게 됐다”고 고백한다.
자신의 성기에 대해 자신감을 가졌으면 부부가 서로의 성기를 탐색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바이올린 연주자는 수십 대의 바이올린 속에서도 자기 악기를 금방 찾는다. 같은 바이올린이라도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성기도 마찬가지로 비슷하지만 다 다르게 생겼다. 그런데 보통 부부들은 불을 끈 채 삽입섹스만 하다 보니 수십 년 동안 성관계를 했어도 배우자의 성기가 어떻게 생겼는지 정확히 모른다.
여성이 자신의 성기를, 또는 남성이 여성의 성기를 관찰할 때는 대음순과 소음순의 크기와 모양과 촉감, 음핵의 위치 등 외형을 관찰하는 것뿐 아니라 속까지 자세히 탐험해야 한다. 손가락을 이용해 질 벽을 자극하기도 하고, 처녀막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본다. 생김새가 다르면 성감대도 다르다. 성감대를 제대로 찾기 위해서는 배우자의 성기 모양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성 워크숍을 하다 보면 “언제부턴가 성교를 할 때마다 통증을 느껴 섹스를 하고 싶지 않았는데, 남편이 제 성기를 자세히 관찰하면서 질 안에 작은 상처가 있었다는 걸 발견했다. 그걸 치료한 후 성감이 훨씬 높아졌다”고 말하는 여성들이 의외로 많다. 이처럼 부부가 서로 성기를 관찰하는 것은 섹스와 건강에 도움이 된다.
서로의 성기를 관찰하고 나면 이전까지는 흉물스럽게만 생각했던 배우자의 성기가 아름답고 사랑스럽게 느껴지고 보호해줘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워크숍에 참가한 사람들 중에는 “지금까지 오럴섹스를 한번도 안 했는데 이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성기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이다.
👉 성감대는 자신이 직접 찾는 게 더 빠르고 확실해
우리나라의 많은 커플을 상담하고 치료했지만 10년, 20년, 30년 동안 부부생활을 했어도 자신의 성감대가 어디인지 분명히 아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배우자의 성감대가 어디인지는 당연히 모른다. 대략 귀, 목, 가슴, 성기 정도만 애무를 할 뿐 다른 곳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런 공통적인 부위 외에도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성감대를 가지고 있다. 호주에서 만난 여성은 엄지발가락에 성감이 있어 남편이 20분 이상 입으로 애무를 해준다고 했다. 또한 유방암으로 유방을 잘라낸 여성을 수술 부위 아래쪽에 꾸준히 자극을 준 결과 그곳에서도 쾌감이 느껴진다고 했다. 이렇듯 자신의 성감대를 알아야 하고, 성감대를 개발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사람들은 얼굴이나 팔, 등, 허벅지에 성감대가 있다고 하면 고개를 갸웃거린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처음 연애를 할 때는 손만 꼭 잡고 있어도 흥분이 된다. 얼굴을 손으로 만지거나 입술로 볼에 키스를 해도 짜릿함을 느낀다. 또한 여성들은 섹스를 하기 전이나 하고 난 후에 남자가 등이나 팔을 쓰다듬어주면 기분이 좋다고 한다. 그곳에 성감대가 있다는 뜻이다. 섹스는 성감대를 자극하는 것이다. 삽입섹스도 성기로 성기를 자극하는 행위인 셈이다.
자신의, 배우자의 성감대를 찾고 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부부가 미리 약속을 하고 충분히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좋다. 감미로운 음악과 은은한 아로마 향을 준비해놓는 것도 좋다. 단 성 비디오는 성감대 찾기를 할 때는 틀지 않는 것이 좋다. 정신이 분산되기 때문이다.
성감대를 찾는 동안 모든 감각의 초점을 한곳에 모아야 한다. 애무해주는 사람은 온 신경을 손끝이나 혀끝에, 받는 사람은 온 신경을 자극이 오는 지점에 집중해야 한다. 다른 생각을 하면 안 된다.
애무를 할 때는 손으로 쓰다듬는 것뿐 아니라 다양한 도구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혀와 입술로 하기도 하고, 비단 천과 솔을 이용하기도 하고, 손으로 할 때도 손끝에 한번은 파우더를 바르고, 또 한번은 오일을 바르고 해본다. 몸에 초콜릿 시럽을 바르고 혀로 핥아보는 것도 좋다. 그때마다 감촉들이 다를 것이다. 어떤 방법이 자기에게 더 자극적인지 스스로 느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