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간 섹스리스에 대해 사람들은 자조섞인 농담조로 이렇게 많이 이야기한다.
“가족끼리 이러는 거 아니야”
“어찌 장모님의 딸을…”
“우리는 원샷원킬이라 합방을 안 해”
그러나, 파트너와 한 달에 네 번 이하의 성관계를 맺고 있다면 섹스 결핍으로 인한 관계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인간은 여러 개의 자아를 지니고 있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자아가 있지만, 남에게 드러내기 부끄러운 본능(dirty, kinky) 자아도 있다. 섹스는 파트너간 이러한 본능의 자아를 민낯으로 대면하는 과정(profound con-frontation)으로서 부부를 단순히 자녀를 양육하고 가문을 꾸려 가는 비즈니스 파트너가 아닌 세상의 유일무이한 관계(서로간 은밀한 비밀을 공유한 관계)로 만들어 주는 연결 고리이다.
섹스에 대한 요구를 거절당하게 되면, 대부분 쿨하게 그럴 수 있어 하며 받아들이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내가 파트너에게 거절을 당할 정도로 한 인간으로서 부족하게 되나 하는 자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자존심의 상처는 계속 누적되며, 앙금이 누적될 수록 쌓인 내면의 스트레스를 다른 곳으로 표출하게 된다. 설거지를 거칠게 하는 사례가, 종교에 필요 이상의 집착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더 심한 경우는 섹스를 거절한 상대 파트너를 자책하며 ‘외도’ 행위를 시작하게 된다.
서로의 성관계요구에 대해 서로가 등을 돌리는 원인은 꽤나 다양하다.
- 바쁜 일
- 가사 노동과 양육 병행의 특이 환경
- 신체 조건이 달라짐에 대한 자신감 저하
- 나만의 섹스판타지를 파트너에게 말했다가 거절
- 두 파트너간 서로 다른 성욕의 차이, 섹스의 기대 수준
- 상대 파트너의 잘못된 행동 (폭력, 폭언 등)
- (우리나라의 경우) 파트너의 부모, 형제간 갈등
이러한 다양한 사유로 섹스를 거절하게 되는데, 그 충격은 관계를 거절당한 사람, 거절한 사람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사실 왜 거절하는지에 대해서도 파트너가 뚜렷하게 이야기 안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사실 맘이 닫힌 상대편을 향해 다시 섹스를 하자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섹스가 부끄러워서라기 보다는 또 거절당하면 어떻게 하지 하는 두려움에서다. 현명한 사람이라면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는지 객관적으로 생각하고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상대편도 조금씩 맘의 문을 열 수 있다.
여기서 제시하는 tip 중 하나를 소개한다.
1) 우선 섹스 관계 회복이 둘 사이에 필요하다는 것을 상호 인지하고
2) 서로간에 섹스에 대해 원하는 것을 솔직하게 적어 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둘만의 새로운 섹스규칙을 만드는 것이다.
서로의 성향이 다를 수 있으므로 이 과정은 일방적인 상대방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조건을 만드는 협상 과정이 될 것이다. 횟수, 시간, 정해 진 성관계 날짜, 성관계 하고 싶다는 신호, 하고 싶은 버킷리스트, 섹스에 있어서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섹스를 하기 위해서 해야 할 선결 과제(가사분담 등)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