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에서 섹스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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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섹스에 대한 여러 환상, 로망 등이 존재한다. 파트너와 평소에는 해보지 않았던 어떤 체위를 시도해보고 싶기도 하고, 옷을 입고 해보고 싶기도 하고, 침대가 아닌 다른 곳에서 해보고 싶기도 하다. 그중 오늘 포스팅에서는 침대가 아닌 ‘다른 곳’에 집중하고자 한다.

마침 나의 동료 세상에오럴수가 에디터님이 최근에 ‘카섹스’와 관련한 글을 쓰셨기에 이 글을 쓰고자 결심을 하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즉슨 나는 텐트에서 하는 섹스를 (가끔 필요할 때마다) 즐기기 때문이다.

✔️ 텐트 섹스 : 양날의 검

텐트 섹스라고 하면 ‘한강 공원에서 텐트 출입문 지퍼를 닫고 섹스를 많이 해서 단속에 나섰더라’는 기사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한강 공원이 아니더라도 텐트가 우후죽순 설치된 캠핑장에서 문을 닫고 섹스하는 커플들에 대한 이야기도 인터넷에 꽤 떠돌아다닌다.

텐트에서 하는 섹스가 좋은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항상 하던 곳이 아닌 색다른 곳, 야외, 폴리에스테르 천 한 겹 차이로 아늑한 공간으로 변모한 텐트 속, 바로 이런 점 때문에 텐트에서 섹스하는 게 아닐까?

텐트 문을 닫기만 하면 바로 단속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더 생각해볼 여지가 있겠지만, 일단 사람 많은 곳에서 누가 봐도 섹스하는 듯한 모습을 자아내는 것은 행위자와 시청자 모두에게 남사스러운 일임에는 분명하다. 개방적인 것의 기준은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정말(x99999)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생각을 하고 있지 않는 이상 텐트 주변 사람들은 그 순간이 다소 민망해질 확률이 높다. 특히 아직 서로 가까워지지 않은 연애 스타터 커플이거나, 어느 정도 ‘성관계’에 대한 인식을 할 수 있는 나이의 아이를 동반한 부부라거나.

그런데도 인적이 드문 장소, 여러 가지 상황적 회로를 돌려봤을 때 정말 내가 섹스할 동안에는 사람이 안 오겠다는 확신이 드는 그런 때에 한 번 쯤 텐트에서 섹스해보는 걸 추천하고 싶다.

✔️ 텐트 섹스, 이래서 좋습니다.

나와 나의 애인은 낚시를 즐긴다. 우리는 주로 조용한 저수지, 호수, 노지를 주로 찾아간다. 물론 우리가 봐도 낚시하기 좋은 곳은 낚시를 좋아하는 남들이 봐도 낚시하기 좋은 곳이기 때문에 아무리 조용하고 사람 적은 지역일지라도 막상 가보면 낚시꾼들은 꼭 몇 무리씩 있기 마련이다.

어떨 때는 방갈로*가 있는 곳으로 가지만 날이 좋다면 방갈로보다는 텐트를 펴놓고 오붓하게 낚시를 즐기는 것도 데이트의 하나의 묘미이다.

*방갈로: 캠프, 낚시용 별장 따위의 작은 집

가져온 모든 장비들을 펼쳐놓고 나면 한숨 돌려야 할 타이밍이 온다. 따사로운 햇볕, 2m/s로 불어오는 살랑 바람, 싱그러운 풀 내음, 딱 낮잠 자기 좋을 때다. 그렇게 텐트에 들어가게 되면 자연스럽게 섹스 분위기가 형성된다.

보통 우리가 주로 가는 곳은 5분은 걸어가야 다른 낚시꾼들을 만날 수 있다. 아무리 저수지가 넓고 서로 널찍하게 떨어져 있더라도 텐트에서 섹스하게 되면 언제 누가 텐트를 지나칠지 모른다는 생각에 약간은 짜릿하기도 하고 마음이 급해지기도 하는데, 이런 게 바로 텐트 섹스의 묘미가 아닐까.

텐트 섹스를 하는 시간에 따라 그 묘미는 천차만별이다. 🏞낮에는 텐트를 뚫고 들어오는 햇빛에 더 설레고, 🌌밤에는 랜턴 등을 끄고 고요함 속에서 소리를 참는 그 상황이 자극되고, 🌅새벽에는 온갖 종류의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에 세상에는 둘만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 속에 하는 것이 매력적이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정말 인적이 드물고 누군가에게 남사스러운 장면을 보여주지 않을 만한 장소와 시간대라면 텐트에서 섹스하는 것도 꽤 괜찮다는 걸 알려드린다.

✔️ 텐트 섹스 전에 체크해야 할 것들

보통 텐트를 사용하는 이유는 어딘가 놀러 가서 숙박시설에 머물지 않고 야외에서 쉬거나 취침하기 위해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야외’이다. 야외인 만큼 위생에도 더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1️⃣ 외음부 세정제

만약 샤워 시설이 갖춰져 있는 곳에 텐트를 펼친다면 섹스를 할 것 같은 타이밍(?) 전에 샤워장에 가서 잘 씻으면 된다. 나는 원래 외음부 세정에 큰 지식이 없었는데, 내가 다니고 있는 이브에서 외음부 세정제인 이브워시를 출시하고 나서부터 외음부를 세정할 일이 있을 땐 꼭 이브워시를 사용한다. 놀러 갔을 때도 예외는 없다. 광고를 위해 작성한 것은 아니고, 정말 일반 사람 입장에서 외음부 세정제(여성청결제)를 사용한다면 내 몸을 위해서 이브워시를 강추하는 바다. (이브워시 더 알아보기)

2️⃣ 청결 티슈

하지만 샤워 시설이 부실하거나 없는 곳이라면? 그런 곳에 가게 되는 것이 확정이고, 가서 만에 하나 텐트에서 섹스할 것 같다면 청결 티슈는 필수(완전)다. 그냥 보기에는 일반 물티슈와 청결티슈는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 다른 점이 꽤 많다. pH 지수를 어느 정도 신경 썼다는 점, 외음부에 직접 닿는 것이기 때문에 화학성분을 최대한 덜 사용한 점, 까칠한 부직포면 대신 부드러운 순면을 사용하는 점 등등. 물론 브랜드별로 약간씩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체로 방금 나열한 특징은 공통적이다.

섹스 전에 꼭 각자의 성기와 손을 깨끗하게 닦고 섹스에 임하고 섹스가 끝나고 난 뒤에도 여운을 즐기기 전에 잠시 티슈로 정돈하는 것을 잊지 말자.

3️⃣ 콘돔

텐트에서 하는 섹스에 콘돔은 필수다. 만약 나의 파트너가 페니스를 가지고 있는 이라면, 텐트 섹스에서는 청결을 위해 콘돔을 사용해야 한다. 콘돔을 사용하면 위생적일 뿐만 아니라 다소 불편한 야외에서 후처리할 일들에 대한 번거로움을 덜어준다.

4️⃣ 텐트 매트리스

위생만 신경 쓰기에는 텐트 섹스에서 아쉬운 것이 있다. 바로 텐트 매트리스다. 푹신함이 얼마나 섹스에 있어 중요한지 간과하고 얇은 깔개만 가져간다면 무릎과 허리, 엉덩이골이 매우 아플 수 있다.. 시중에 판매하는 텐트 매트리스는 재정에 그리 부담되지 않을 가격이니, 꼭 챙겨가자. 참! 섹스하기 전에 매트리스를 한 번씩 닦아주면 더 좋을 것이다. 요즘 파는 방수 매트리스는 항균 작용이 되는 것도 많은데, 텐트를 설치하고 매트리스를 펼 때 한 번 닦아주면 보다 더 깨끗한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5️⃣ 몸을 받쳐줄 것들 아무거나

여행용 베개도 좋고, 두툼한 수건, 푹신한 침낭 다 좋다. 텐트 ‘안’이라는 공간 때문에 체위에 있어서 어느 정도 제한은 있지만, 그 제한 범위 안에서도 여러 가지 행위를 시도해볼 수 있으니 몸을 지탱해줄 만한 것을 꼭 구비해가자. (개인적으로는 펼치기 전에 잘 말아져있는 침낭이 참 유용한 물건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외에 의외로 물 가득 채워진 2L짜리 삼다수도 나름…!)

✔️ 요약

1️⃣ 따뜻하고 벌레가 많지 않은 4월 중순~6월 초, 9월 중순~10월 말이 텐트 섹스의 적기다.

2️⃣ 피차 서로가 민망하지 않게 조용하고 사람이 없는 곳에 텐트를 펼치자.

3️⃣ 나의 생식기 안전을 위해 텐트 청소, 청결티슈, 외음부 세정제 등의 준비물은 필수라는 것을 명심하자.

그 이외의 것들은 여러분이 잘 준비하리라 생각한다.

마침 이 글을 읽는 지금, 이 글을 읽기 며칠 전에 텐트에서 하는 섹스를 생각해본 적이 있다면 바로 지금이 적기가 아닐까 싶다. 조금만 더 늦어져도 야외에는 벌레들이 많아질 테니 말이다. 사람이 북적이는 곳을 피해서 조용한 곳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이 글을 읽고 나서도 텐트에서 하는 섹스에 별 흥미가 없다면 본인이 평소에 더 좋은 방식대로 섹스를 즐기면 된다. 모두에게 텐트에서 하는 섹스가 좋으라는 법은 어디에도 없으며, 제일 중요한 것은 나와 파트너가 서로 함께 원하는 방식대로 섹스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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