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가 운동이 될까? 섹스로 소모되는 칼로리는?

newstory

Updated on:

섹스가 운동이 될까? 섹스로 소모되는 칼로리는?

격렬하게 움직이고, 근력을 끌어 쓰며, 땀으로 몸을 흠뻑 적시는 행위라는 점에서 많은 사람이 섹스의 다이어트 효과를 찬미한다. 누군가는 섹스(sex)와 운동(exercise)을 섞어 ‘섹서사이즈(sexercise)’라 부르기도 한다. 섹스는 정말로 ‘운동’이 될까? 코스모가 건강하게 섹스를 즐기는 12명의 여성에게 심박수 측정기를 채워 리얼 테스트를 해봤다.

​많은 사람이 섹스가 운동을 대신할 수 있는 행위라고 믿고 싶어 한다. 물론 학계에서도 섹스로 체중을 감량할 수 있다(칼로리를 태울 수 있다)고 꾸준히 주장해왔다. 캐나다 몬트리올 대학교 연구팀은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저널인 〈플로스 원〉에 “적당한 강도의 성관계를 할 때 남성은 분당 4.2kcal, 여성은 분당 3.1kcal를 소모한다”라고 발표했으며, 영국 왕립 에든버러 병원에선 “한 번의 섹스는 평균 200kcal 정도를 태운다”라는 연구 결과를 밝혔다. 무수한 실험을 통해 나온 이 숫자들이 물론 전부 허상은 아니다. 소파에 드러누워 〈부부의 세계〉를 정주행하는 것보다 그와 엎어치고 메치며 사랑을 나눌 때 더 많은 칼로리가 소모되는 것은 당연한 얘기다.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매번 격렬한 ‘몸사위’로 칼로리 소모량을 높이는 각종 체위를 구사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전문가들이 산출한 저 수치를 몸소 낸 실험 참가자들은 대체 어떤 체위로, 몇 분이나 섹스를 지속한 걸까? 여성 참가자들은 전부 오르가슴을 느낀 걸까? 사실 (여성의 관점에서) 정상 체위는 그냥 침대 위에서 몇 분 동안 가만히 누워 있는 것이 전부인데…. 누워 있다가 그의 위에 앉았다 엎드리며 조금씩 몸을 움직이는 일련의 동작(?)이 과연 진짜 운동 효과가 있을까? 꼬리를 무는 질문을 멈추고, 코스모는 직접 실험을 발주하기로 했다. 가슴팍에 심전도 측정 전극을 매달지 않아도, 스마트 워치가 심박수와 칼로리 소모량을 캐치해주는 시대니까.

실험 방법

​사랑을 나눌 때마다 (옷은 다 벗어던져도) 심박수 측정기를 착용했다. 보다 현실적이며 정확도 높은 결과를 위해 정상 체위로 한 번, 후배위로 한 번, 여성 상위로 한 번, 총 3회에 걸쳐 심박수를 측정했다. 우리가 과학 시간에 배운 바에 따르면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신뢰도 높은 실험 결과를 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섹스 실험도 예외는 없다.

대망의 결과

​우리가 소박한 실험을 통해 얻은 결론은 이렇다. 섹스는 섹스일 뿐이다. 건강을 위해 뭔가를 할 때, 섹스는 그다지 효율성 높은 활동이 아니라는 뜻. 사실 헬스장에서 보내는 시간과 사랑을 나누는 일을 한 번에 처리하려는 수작(?)이 게으름에서 파생된 욕심은 아닐까? 〈카마수트라〉는 수십, 수백 칼로리를 태울 수 있다는 각종 기이한 체위를 수세기에 걸쳐 전파하지만, 대관절 누가 섹스 도중 ‘운동 효과’를 위해 여성 상위 중 푸시업, 정상위 중 윗몸일으키기, 후배위 중 플랭크 같은 기이한 응용 동작을 구사할 수 있을까?(잠시 읽기를 멈추고 ‘운동 효과가 있는 섹스 체위’를 상상해보자. 우스꽝스럽고 굴욕적인 장면이 떠오른다면 당신이 이 기사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한 생물학자가 밝힌 섹스에 관한 팩트는 섹스로 살 뺄 꿈에 젖은 이들의 망상을 여지없이 깨트린다. 미국 앨라배마 대학교 생물통계학과의 데이비드 앨리슨 교수는 의학 저널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발표한 논문에서 “성행위를 한 번 하면 100~300kcal가 소모된다는 주장은 과장이다. 미국인의 평균 성행위 시간은 6분가량이며, 이때 소모되는 열량은 21kcal에 그친다”라고 말했다(참고로 21kcal는 당신이 지하철역이나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는 정도의 운동량에 불과하다. 그 정류장이 6분 정도 걸리는 거리라면). 즉 100kcal 이상 소모하려면 25분 이상 격렬하게 심박수를 올려야 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섹스의 목적이자 장점은 운동 효과가 아니다. 그와 친밀감을 깊이 다지고 신이 허락한 쾌락을 누리는 것, 스트레스 해소, 숙면 등의 본질적인 이점(내 경우엔 까맣게 잊고 있었던 사실들, 이를테면 냉장고에 어젯밤 먹다 남은 치킨이 남아 있다던지 따위의 반가운 사실을 떠오르게 해준다)이 무궁하다. 당신이 아무리 멀티태스킹에 능한 스타일이라도, 섹스로 체중을 감량하거나 코어근과 광배근을 단련할 생각은 버리길 권한다. 똑같은 양의 땀을 흘려도 섹스는 그저 섹스일 뿐이다.

Leave a Comment